화폐 개혁과 함께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 중인 인도에 구글이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들고 뛰어들었다.
구글이 인도에서 모바일 결제 앱 ‘테즈(Tez)’를 론칭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구글의 시저 센굽타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은 이날 “우리는 앞으로 계속 인도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야에서 인도는 서방 지역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인도가 뛰어난 두각을 나타낼 분야는 전자 결제와 전자상거래”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인도를 시작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다.
구글이 론칭한 Tez는 인도 내 55개 은행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를 통해 사용자 스마트폰을 은행 계좌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Tez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애플 iOS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다른 모바일 결제 앱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들 간 서로 돈을 송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앱을 가진 업체에 대금 결제도 가능하다. 비영어권 인구를 위해 힌디어, 벵골어, 구자라트어, 칸나다어, 마라티어, 타밀어, 텔루구어 등 7개의 인도 언어를 지원한다.
인도는 작년 11월 화폐 개혁을 단행하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작년 11월 8일 기자회견에서 “4시간 뒤부터 1000루피(약 1만7590 원)과 500루피 지폐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유통을 중지된 1000루피와 500루피는 유통화폐의 86%를 차지했던 탓에 인도 전역에 있는 ATM 기기와 은행에는 긴 행렬이 이어졌다. 연내에 구권을 신권으로 바꾸지 못하면 현금은 모두 휴짓조각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었다. 현금 사용이 줄어든 틈을 타 모바일 결제 시장에 불이 붙은 것.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인도 최대 모바일 결제 기업 페이티엠이다. 페이티엠은 모디 총리가 화폐 개혁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인도 역사에 남을 결정”이라며 고액권 사용 금지를 반기는 광고를 신문에 냈다. 앱 접근성을 높이고자 인도 내 작은 상점에까지 전자 결제가 가능하도록 1만 명의 직원을 현장에 파견하기도 했다.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이날 구글 Tez 론칭 행사에서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디지털 결제 방식을 쓰게 됐을 것”이라며 “시작은 강제적인 이유였겠지만, 점점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에 편리함을 느끼고 습관화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인터넷 이용자가 4억 명에 달하는 인도는 세계 정보·기술(IT) 공룡들이 탐내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됐다. 페이티엠을 포함해 인도 전자상거래 업계 1위인 플립카트, 중국의 알리바바 등이 이미 인도 전자 결제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월 인도 사용자가 2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도 인도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