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채권 금리가 최근 수년간 거의 제로(0)%에 가까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이들 큰손은 너무나도 낮은 수익률에 채권보다 위험한 자산에도 과감히 뛰어들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운용자산이 최소 200억 달러에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시장 큰손들의 새 투자처가 무엇인지 소개했다.
캐년파트너스의 조슈아 프리드먼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일반적인 상장지수펀드(ETF)나 고수익 펀드보다도 복잡한 투자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있다”며 “과감히 분열하고 변화하는 불확실한 영역, 즉 부실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캐년파트너스는 올해 초 2년간의 파산보호 과정에서 벗어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그룹 카이사르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카이사르는 미국 최대 카지노 운영업체이지만 복잡한 재무구조와 무거운 부채 부담에 고전하고 있다. 이에 카이사르 회사채 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 여기에 바로 투자기회가 있다고 프리드먼 CEO는 강조했다. 그는 “카이사르에 대한 라스베이거스 고객의 선호도가 최근 커졌다”며 “이에 카이사르 회사채에 대한 투자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골든트리자산운용의 스티븐 타난바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프리드먼 CEO보다 더 큰 위험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아르헨티나와 푸에르토리코 채권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곳 모둔 최근 수년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곳이다.
그러나 타난바움 CIO는 “투자자들의 분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 채권이라 하더라도 지방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일부 판매세금융공사(COFINA)는 채무상환을 보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푸에르토리코처럼 전해 채권 투자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투자기회가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옥석을 철저히 가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베어링스의 토머스 핀케 회장 겸 CEO는 “채권 이외 다른 자산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많은 기회를 창출한다. 미디어 콘텐츠와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의 림 초우 키앗 CIO는 “중국 채권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다”며 “중국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노출도가 매우 낮지만 이미 세계 3대 채권시장”이라며 “중국 채권시장은 아직 초창기 상태이지만 양질의 자산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채권은 다른 시장보다 수익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2.2%이지만, 중국 국채 금리는 3.6%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