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의 동맹국이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현상유지를 원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도발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실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이 게임을 정말로 바꿔놨으며 판을 더욱 키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중국이 북한의 조달 네트워크와 계속 관계를 맺는 것에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무역의 3분의 2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가 중국이 북한의 경제활동 약화에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북한으로부터의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지난 25일 북한의 개인과 기업이 자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이라는 핵심 영역에서 중국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북한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인 앤위타 바쑤는 “중국은 에너지 부문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북한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위협이 현상 유지를 하는 상태에서 긴장이 미해결된 채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CNBC는 꼬집었다. 독재자인 김정은이 다스리는 북한이 붕괴하면 중국 북동부 지역에 원치 않는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고 잠재적으로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중국과 국경을 직접 맞닿게 되기 때문.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가을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자신으로의 권력 집중을 꾀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은 사실 우리가 평화회담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대신 각국의 자제와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이 계속해서 이런 입장을 견지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통과한 것에 “무모하고 전례가 없는,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별도 성명에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과 연계한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자체에 대해서도 지식재산권 조사에 착수하는 등 무역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북한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실망감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평가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수 있는 최적점을 찾은 것 같다”며 “우리는 김정은이 도발을 지속하지 않도록 설득시킬 수 있는 최적점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