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도 반도체 사업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외신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지난 10일 한·미·일 3국 연합 외에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폭스콘(홍하이 정밀공업)과도 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 연합이 아닌 WD나 폭스콘과도 협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도시바 사장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도시바와 WD·폭스콘의 협상설이 흘러나온 지 한 달 가까이 됐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이 협상에서도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지난 6월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반도체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베인캐피털 외에도 SK하이닉스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그러나 두 달이 되어가도록 매각 계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융자와 전환사채(CB)로 자금을 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을 확보해 경영에 관여하고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매각 교섭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매각에 일본 정부가 수시로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홍하이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고, 일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도 관여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