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상장 유치를 위해 영국 금융당국이 팔을 걷었다.
영국 금융행위감독기구(FCA)는 13일(현지시간) 국영 기업의 기업공개(IPO)에 대해 특별한 상장 구분을 마련하는 검토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국영 기업의 민영화를 장려하는 것이 목적으로, 상장 시장을 고르고 있는 사우디 아람코의 런던시장 유치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FCA의 앤드류 베일리 청장은 “국가 주주는 민간의 개인과 기업과는 (상장) 동기와 본질이 다르다”며 특별한 구분의 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소수 주주의 권리 보호 등의 요건을 일부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와 기업 간 거래에 대한 사전 주주 승인을 강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2018년 상장을 목표로 해외 상장처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현재 런던증권거래소 및 뉴욕증권거래소 두 곳으로 후보지를 좁혔다. 이에 영국은 뉴욕증권거래소를 의식해 사우디 아람코에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IPO 유치를 위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싶은 생각이다. 사우디 아람코의 상장 유치를 위해 테리사 메이 총리와 자비에르 롤렛 런던증권거래소 대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하는 등 로비전을 펼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영국에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구심력을 유지하려면 유력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중동 등지에서는 향후 재정 자금 조달을 위해 국영 기업의 민영화가 늘어날 전망인 만큼 영국은 이들 기업에 문호를 널리 개방할 방침이다.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도 IPO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