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전거 공유업체들이 자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우버로 대표되는 차량공유와 숙박 부문의 에어비앤비에 이어 자전거 공유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 모바이크는 최근 워싱턴에서 직원 모집 공고를 내는 등 미국시장 진출이 임박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모바이크는 지난달 중국 메이저 IT 기업 텐센트와 사모펀드 TPG 등으로부터 6억 달러(약 6894억 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모바이크는 이를 바탕으로 서구권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에 앞서 지난달 말 영국 맨체스터에서 1000대의 자전거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이크의 크리스 마틴 해외확장 부문 대표는 “맨체스터는 유럽시장으로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 진출했으며 연말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전 세계 200개 도시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바이크의 최대 경쟁사인 오포도 올해 말 전 세계 20개국 200개 도시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포는 지난 4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샌디에이고에서 소규모로 자전거 공유 시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오포의 후원자 중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포함됐다.
모바이크와 오포는 현재 각각 500만 대 이상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양사 보유 자전거를 합친 수가 10만 대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성장세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전 세계 100여 도시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 치중됐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막강한 후원자로부터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서두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자전거 공유사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양사 모두 별도의 자전거 보관소나 정거장이 필요 없는 사업모델을 취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자전거를 대여해 사용하다가 다시 보관소 등에 반납할 필요 없이 도착한 장소 아무 곳에나 세워놓으면 되는 것으로 편리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그러나 자전거 파손과 도난, 공공장소에 방치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각국 규제도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다른 자전거 공유업체 블루고고인터내셔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당국의 규제로 공공장소의 자전거 보관대를 이용한다는 초기 계획을 수정해 민간 주차장 공간을 빌렸다.
여전히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오는 2020년에 글로벌 시장규모가 최대 59억 달러(약 6조7800억 원)에 이르는 등 자동차 공유사업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