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번스타인이 지난해 기준으로 지난 13년간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 총 25개 은행의 CEO 연봉을 비교 조사한 결과 미국 지역의 투자은행 CEO들이 다른 지역의 투자은행에 비해 더 많은 연봉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을 필두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를 비롯해 연봉 순위에서 상위권 인물이 대부분 미국 투자은행 소속이며 대부분 2000만 달러(약 229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다이먼 CEO는 2015년 기준 기본급과 현금보너스, 스톡 옵션 등을 포함해 2760만 달러의 연봉을 챙겨 글로벌 투자은행 연봉킹에 이름을 올렸다. 연봉 2위를 기록한 플랭크는 총 2340만 달러의 연봉을 가져갔다. 반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존 크라이언 CEO는 470만 달러, 영국 최대은행인 바클레이스의 제스 스테일리는 6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번스타인은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대형은행 CEO들의 월급이 주식시장과 경제적 상황과는 별개로 큰 변화 없이 높게 유지돼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7년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이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졌지만 CEO 연봉은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들 미국 은행 CEO들의 연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평균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이들의 연봉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최근 3년간 다시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30%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올린 CEO가 받은 돈도 미국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번스타인은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은행들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고 주주환원 규모도 커서 CEO 고액 연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미국과 비(非)미국 지역 은행 CEO 간의 연봉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점점 줄어든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일각에서는 주장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은행 CEO들의 연봉은 다른 글로벌 은행 CEO에 비해 3.26배 많았다. 하지만 2004년까지만해도 이 격차는 6.8배에 달했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미국에서 은행을 운영한다는 것은 종종 의회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욕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래도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나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에서 구조조정 작업을 하는 것보다 더 복잡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 CEO들이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너무 많이 가져간다는 점을 거듭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