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구글로부터 로봇 벤처 2곳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인수 대상이 되는 기업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일본 도쿄대 출신이 세운 샤프트(SCHAFT)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3년 말 로봇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를 펼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들였다. 1992년 설립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해왔다. 인간처럼 이족 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물론 개를 연상케 하는 4족 보행 로봇 등을 선보여 많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구글에 인수되고 나서 로봇 기술을 다른 관련 자회사와 공유하기를 꺼려 갈등을 빚었고 앞으로 수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이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자 결국 구글은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난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인수한다는 설이 떠돌았으나 그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다가 결국 소프트뱅크 품 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제외한 모든 로봇 자회사를 최첨단 기술 실험을 주도하는 ‘X 리서치 랩’으로 옮겼다.
구글 대변인은 “로봇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분야”라며 “우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샤프트가 소프트뱅크 팀에 합류해 차세대 로봇공학에 계속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소프트뱅크 산하로 들어갈지 손 회장이 주도한 930억 달러 규모 비전펀드의 일부분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비전펀드는 최근 소프트뱅크가 인수했던 영국 모바일 칩 설계업체 ARM홀딩스와 미국 온라인 대출업체 소셜파이낸스, 엔비디아 등의 지분에서 25%를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