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재판에서 여유 되찾은 朴…변호인단, 검찰과 실랑이

(이투데이DB)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첫 재판보다 다소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자신의 2차 공판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과 이야기하며 가끔씩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나와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들과 인사를 했다. 23일 첫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남색 바지 정장에 손수 '올림머리'를 한 채였다. 검은색 큰 집게 핀으로 뒷머리를 고정하고 같은 색 핀으로 주변머리를 정돈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했다.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를 비추는 피고인석 모니터를 응시했다. 검찰의 말을 듣고 펜으로 메모하기도 했다.

유영하 변호사와 증거조사 중간중간 귀엣말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저으며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다. 유 변호사, 이상철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물을 마시거나 피곤한 듯 하품을 하기도 했다.

앞서 첫 공판에서 약 3시간 동안 정면만 응시하며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61) 씨를 단 한 차례도 쳐다보지 않았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재판부가 이날 "피고인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할 기회를 드리겠다"라며 "잘 기억나지 않을 수 있으니 필기를 해놨다가 나중에 하길 바란다"고 하자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장이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자세한 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변호인과 검찰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검찰에서 주신문 내용만 보여주고 반대신문 내용은 생략하고 있어 부당하다"며 걸고넘어졌다. 재판부에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유 변호사는 또 검찰의 주장만 언론에 보도돼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주신문만 하는 게 아니다. 당시 사건 변호사들이 한 반대신문 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맞섰다. 정해진 시간 안에 검찰의 입증취지를 설명하느라 생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검찰의 설명에 "시간관계상, 시간에 따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굉장히 위험한 말을 했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은 형사 사건의 대원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재판은 시간에 쫓겨서 하는 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모두 낭독하는 게 원칙이지만 요지를 고지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며 "기록이 방대해 낭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정리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조화롭게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