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식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왼쪽 옷깃에 달린 배지에 '나대블츠'라는 글씨가 적혀 관심이 모아진다.
수감 53일 만인 23일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왼쪽 옷깃에 수인번호 '503', '서울(구)', '나대블츠'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있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나대블츠'는 국정 농단 사건의 공범들을 구분하고자 구치소 측이 임의로 붙인 기호다. 즉, '나대블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가 요약된 것.
'나'는 국정 농단 사건 피고인들 모두에게 쓰여 있다. '대'는 뇌물 등 대기업 사건을 뜻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6·구속 기소) 역시 '나대'라고 적힌 배지를 법정에서 착용한 바 있다. '블'은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을 일컫는 '블랙리스트'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도 '나블'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았다. '츠'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삼성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자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장시호(38·구속 기소) 씨의 배지에는 '나츠'라고 적혀 있었다.
즉, 박근혜 전 대통령 배지의 '나대블츠'는 국정 농단 사건, 대기업 뇌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건의 피고인이라는 뜻이다.
서울구치소에는 수많은 사건 관련자가 수감된 만큼 구치소 측이 공범끼리 마주치거나 만나는 것을 막고자 이같이 글자를 적어 교도관들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대블츠' 배지의 원래 의미와 달리 일부 네티즌은 이를 화제로 냉소적인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블대지 말고 츠박혀 있으라는 줄", "박근혜 나대블츠, 뭔가 있어 보인다", "'나 대기업 문화계 블랙리스트 스포츠 경마'로 감방 왔어요", "새 유행어 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