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일본 도시바가 지난달 3월 끝난 2016회계연도에 최종 9500억 엔(약 9조4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도시바는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되는 셈이다. 도시바는 지난 3월말 시점에 이미 5400억 엔의 채무초과 상태로, 8월 1일부터는 도쿄증시 2부로 강등된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PC와 TV 사업의 축소 등으로 매출은 이전 기간 대비 5.5% 감소한 4조8700억 엔을 기록했다. 이번 잠정치에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실적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도시바는 원래 이날 ‘결산단신’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원자력 사업을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 감사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아라타 감사법인과의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독자적인 추산에 해당하는 수치만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공식 실적을 발표하지 못해 다시한번 사죄한다”며 “늦어도 6월 주주총회까지 현재 PwC 아라타 감사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시바는 상장 폐지 기준에 저촉을 피하기 위해 올해 채무초과 해소를 목표로 4월에 분사한 반도체 메모리 자회사(도시바메모리)를 포함한 자산 매각 및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쓰나가와 사장은 현재 2차 입찰 단계에 있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해 “예정대로 19일을 기한으로 절차를 진행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처 후보로는 미국 브로드컴과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혼하이정밀공업, 미국 펀드 KKR과 일본 산업혁신기구 등의 연합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합작 상대인 웨스턴디지털 (WD)이 국제 중재 재판소에 매각 절차 중단 등 이의를 제기하면서 상황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대해 쓰나가와 사장은 “매각 과정(절차)을 막을 근거는 없다”며 “(입찰 참가자에게) 도시바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얻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도시바는 WD 측에 반도체 사업 매각을 반대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15일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도시바메모리 시설과 정보망에 대한 접근을 차단시키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에이스경제연구소의 야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사업 매각은 원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도시바는 안건의 내용이나 조건 등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보다는 상장 유지에 우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