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영국 VR 업체 임프라버블월드에 6000억원 투자…비전펀드 출범 임박했나

입력 2017-05-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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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된 지 5년 된 벤처기업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가상현실(VR) 기술 전문 업체인 임프라버블월드(Improbable Worlds)에 5억2000만 달러(약 5856억2400만 원)를 투자한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 첨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가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한다는 소식이 있고 난 뒤 처음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임프라버블월드 투자는 지난 10년간 영국 벤처 투자 사상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창업한지 5년 만에 기업가치가 10억4000만 달러로 뛰었다. 임프라버블월드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허먼 나룰라와 롭 화이트헤드가 2012년 창업했다. 임프라버블월드는 게임 등에 쓰이는 VR 기술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대규모의 가상 세계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룰라 창업자는 “우리의 비전은 완전히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동시에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만한 가상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직원은 180명 정도로 지난 2년간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탈 업체인 안드레센호로비츠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검토할 당시 임프라버블월드의 나룰라 창업자는 일본 도쿄로 날아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만났다. 나룰라는 “소프트뱅크가 얼마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기술에 투자하는지를 알게 된 후 매우 놀랐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나룰라는 임프라버블월드를 매각하지 않고 충분히 투자받는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유럽의 유망한 벤처기업들이 미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에 인수됐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나룰라는 “우리는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완전히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소프트뱅크와 같은 대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의 딥 니샤르 투자 담당 이사는 성명을 통해 “임프라버블월드의 기술이 게임 산업을 넘어 도시를 개선하고 질병을 추적하는 등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니샤르는 임프라버블월드 이사회에 합류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 발표는 비전펀드의 출범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비전펀드는 AI, 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세계 최대 규모를 목표로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최대 4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디벨롭먼트도 150억 달러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원래는 펀드가 공식 출범하고 나서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는 방침이었다. 미국의 사무실 공유업체 위웍스, 인도의 모바일 전자결제 업체인 페이티엠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임프라버블월드 투자는 비전펀드에 포함되지 않지만 나중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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