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전쟁이 분기점에 서 있다. 두 회사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브랜드를 잘 바꾸지 않았으나 올해는 그런 취향이 바뀔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삼성폰으로 갈아타거나 반대의 경우가 일어나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했던 양자의 대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삼성은 이번 주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공개해 초기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애플은 앞으로 6개월 후에 아이폰 데뷔 10주년 기념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새 아이폰이 수년래 가장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사의 신제품은 스마트폰 산업의 전성기가 끝나가려는 시점에 나왔다.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 업체들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새 기능 개발에 고심해 왔으나 눈에 띄는 혁신은 보이지 않았다. 1년도 안돼 새 제품으로 교환하던 소비자들도 이전보다 더 오래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얀 도슨 잭도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신규 고객 유입이 적고 업계가 기존 고객의 업그레이드 수요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등이 최근 스마트폰 업계에 새 성장시장으로 부상했으나 프리미엄 가격대 제품이 주류인 미국은 여전히 핵심적인 시장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시장은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시스템 중에는 삼성이 지배하는 상황이다. 또 미국 고객은 자신이 쓰던 폰 브랜드를 고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에 따르면 작년에 새 기기를 구입한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11%만이 아이폰으로 전환했고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15%가 그런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지금까지의 지지부진했던 상황을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가 왔다고 WSJ는 강조했다. 갤럭시S8은 지난해 발화 파문으로 50억 달러(약 5조5925억 원)를 들여 300만 대를 리콜해야 했던 갤럭시노트7으로 땅에 떨어진 삼성의 명예를 찾을 마지막 기회다. 삼성 대변인은 “갤럭시S8은 안전을 위해 가능한 것을 재정의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으며 삼성의 스마트폰 유산에 새 이정표를 세우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7을 출시했으나 전작에 비해 완만한 개선에 그쳤다는 싸늘한 평가를 받은 가운데 역시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월가는 새 아이폰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주요한 신기능이 많이 포함될 것이나 그만큼 가격도 1000달러에 달해 위험부담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의 갤럭시S8은 약 750달러, 더 큰 버전은 100달러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웨인 람 IHS마르키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8의 인상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차세대 아이폰이 올 가을 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어서 스마트폰을 갈아타는 고객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플루언트의 조던 코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이후 사용자의 약 37%는 다른 삼성폰을 살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며 “이는 애플에 커다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