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정부가 테러 위협을 이유로 중동 등 일부 국가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의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자기기 기내 반입 조치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승객의 비행만 불편하게 만드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에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 공항들이 제3세계 국가에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대부분 현대적인 시설을 갖췄고 보안 절차도 철저해 특정 비행기에 폭발물을 설치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CNN의 테러 관련 전문기자인 폴 크루익솅크는 “아부다비와 두바이 공항은 보안으로 이미 유명하고, 이번에 금지된 공항 대부분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공항으로 손꼽힌다”면서 “이들 공항 모두 미국 공항들이 소지한 최신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지조항이 오히려 비행기 안전 확보에 더 리스크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스마트폰보다 큰 전자기기는 기내반입을 금지하는 대신 수하물로 부치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제품을 수하물로 부치는 것이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기내 반입 물품의 경우 수하물 보다 더 엄격한 검사를 거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10월 이집트 샬름엘-셰이크 국제공항을 출발한 러시아 여객기의 추락사는 기내가 아닌 화물칸에서 터진 폭발물이 원인이었다. 당시 테러로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행금지령을 내린 국가와 중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지된 공항 모두 무슬림 국가라는 점에서 반(反)이슬람 행정명령 3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