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 수입과 세금납부액을 공개했다.
14일(현지시간) CNN과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2005년 1억5000만 달러의 소득을 올렸으며 3800만 달러의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그룹의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법이 부과한 세금보다 많이 낼 책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시청률에 급급하다보니 10년도 더 지난 2쪽 자리 분량의 세금 이야기 때문에 법을 어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이날 느닷없이 1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소득과 납세 내역을 공개한 것은 납세 관련 폭로 보도가 예고된 것에 대한 선제조치다. MSNBC방송의 간판 앵커인 레이첼 매도는 트위터를 통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NYT) 출신 기자인 데이비드 케이 존슨이 트럼프의 2005년 납부 내역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날 저녁 자신의 쇼에서 해당 정보가 단독 공개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자료는 방송에서 공개됐다. 존스턴은 수년간 국세청(IRS)을 출입했으며 해당 자료를 보내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공개된 납세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당시 사업가였던 대통령은 1억5300만 달러 소득을 올렸고 3640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다. 사실상 소득의 약 24.5%를 세금으로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적용되는 실효세율(27.4%) 비해서는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당시 건설사업부에서 1억300만 달러 규모의 부채를 상각해 수천만 달러의 세금을 탕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관계자는 부정직한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에 집착하겠지만,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세금 개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당시 납세 자료 공개를 거부해 구설에 올랐다.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도 이 부분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으나 트럼프는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가 1995년 9억1600만 달러 손실로 소득세를 신고해 이에 따른 세금공제로 상당한 기간 합법적으로 납세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