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00일 안에 남호주의 전력난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머스크 CEO는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도 전화로 호주의 전력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남호주 지역은 작년 9월에 불어닥친 폭풍 이후 송전 시스템이 파괴되는 등 정전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강풍으로 송전탑이 뽑히고 9월에는 170만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어야 했다. 이후 크고 작은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남호주가 태양별 발전과 풍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복구가 더뎌지자 재생에너지 사업 전체에 대한 거부감도 호주 내에서 커진 상황이다. 남호주는 전체 전력의 40%를 태양열과 풍력 발전 같은 재생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 의존율은 호주의 다른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 CEO는 100일 안에 남호주 지역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100일 안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어떤 대가도 받지 않겠다고 호기를 부렸다. 머스크와 통화한 턴불 총리는 트위터에 “머스크와 에너지 저장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썼다. 머스크도 트위터에 “미래에 관한 매우 짜릿한 대화를 나눴다”고 남겼다.
앞서 머스크 CEO는 제이 웨더릴 남호주 주지사와도 대화를 나눈 사실을 트위터에 썼다. 머스크는 “주지사의 빠른 결정에 감명받았다”고 남겼다. 머스크는 호주 소프트웨어 개발툴 제공기업인 아틀라시안의 마이크 캐논-브룩스 CEO와도 남호주 지역에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제시한 방안은 계약이 체결되면 100일 안에 1kw/h 당 250달러(약 28만 원) 수준에서 전기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는 이번 남호주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머스크는 전력망에 전력을 저장하고자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냉장고 크기의 배터리 팩 수백 개를 설치했다. 에너지가 부족할 때를 대비한 프로젝트의 하나다. 머스크는 4시간 동안 최대 1만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성공적으로 구축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턴불 총리는 호주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경쟁우위를 상실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 10년간 2배 오르고 산업용은 4배가량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추가적인 인프라 설치 비용을 고려하지 못하고 무작정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