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빼놓고는 홈 리빙(Living)을 논하지 마라”, “패션의 진정한 완성은 리빙 스타일”, “리빙 스타일의 구축은 패션의 확장된 개념”…. 요즘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경기침체로 주머니를 닫은 소비자로 인해 침체에 빠진 패션 업계가 위기의 탈출구로 요즘 뜨는 리빙 제품을 선택했다. 최근 들어 패션업체들이 속속 리빙 제품 업종에 진출해 홈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와 H&M은 패션업계의 리빙 제품 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자라는 지난 2014년 리빙 제품을 제작 유통하는 자라홈을 통해 침구류에서부터 홈데코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빙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H&M은 역시 H&M홈 매장을 늘려가며 리빙 상품 종류를 대폭확대하고 있다.
패션업체 슈페리어와 패션그룹 형지 최근 리빙 제품 전쟁에 가세했다. 슈페리어는 패션 리빙 브랜드 ‘마틴싯봉리빙’을 통해 기존 패션 브랜드 ‘마틴싯봉블랙’으로 다진 감각적인 디자인을 리빙에 접목시켜 다양한 패턴과 컬러를 입힌 침구, 커튼, 러그 등 패브릭 제품과 테이블 웨어를 비롯한 홈 인테리어 소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패션그룹 형지는 홈 리빙 브랜드 ‘까스텔바작 홈’을 통해 여러 가지 홈리빙 제품을 오는 3월 론칭을 앞두고 있다.
또 온라인 의류 쇼핑몰 난닝구(NANING9)는 라이프스타일 리빙 편집 브랜드 ‘네프 호텔(Neuf Hotel)’ 등을 통해 빈티지한 감성의 로맨틱 침구, 커튼 등 다양한 리빙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패션 브랜드 온앤온의 라이프스타일 라인 ‘무엘라(Muualla)’는 앞치마, DIY 소품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올라 카일리는 올해 들어 패션을 비롯해 리빙 제품까지 영역을 넓혀 서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할 계획이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패션 업체가 패션 특유의 감각을 잘 살린 리빙 제품을 출시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의 리빙 브랜드와 차별화한 패턴과 컬러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리빙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패션 기업들이 그동안 리빙 기업들이 주도했던 홈 데코 제품을 비롯한 리빙 제품 업종에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들어 소비자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홈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지고 유행과 감각이 돋보인 리빙 제품을 선호하는 패스트 리빙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리빙 제품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최근 19~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홈인테리어 인식 조사결과, 응답자의 87.8%가 ‘홈인테리어는 나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향후 셀프 홈인테리어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71.4%에 달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라이프스타일 시장은 2008년 7조 원에서 2015년 12조5000억 원으로 80% 가까이 성장했다. 가구를 제외한 생활소품 시장만 해도 3조 원에 달한다. 업계는 2020년 시장 규모가 1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패션업계는 “최근 어려움에 봉착한 패션업체들이 기존 리빙 제품과 차별화한 감각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새로운 리빙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이끌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리빙 제품 시장이 계속 확대될 전망이어서 리빙 제품업에 진출하는 패션업체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