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미국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고 29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 지방 법원의 앤 도널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구금된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본국송환을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미국에 입국하려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공항에 발이 묶인 난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한 것이다. 도넬리 판사는 “지난 27일 행정 명령은 난민을 비롯한 개인들에게 상당 부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명령은 뉴욕 JFK 국제공항에 갇힌 이라크 남성 2명을 대신해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직후 나온 것이다. ACLU는 이라크 남성 중 한 명이 이라크에서 미군 통역사로 일하는 등 미군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본국으로 송환되면 테러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ACLU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난민들에 대해서도 본국송환을 중단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미 국경수비대는 승인받은 난민 신청서를 갖고 미국에 입국한 상황이라면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잠재적 테러 위험이 있다고 지목한 이라크, 시리아,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등 7개 국가 출신도 포함된다.
다만 법원의 결정은 난민들의 입국을 허용하거나 행정명령의 합헌성을 판단한 것이 아니다. 일단 추방을 막은 것에 그친다. 따라서 미봉책으로서의 효과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강경한 반 난민 기조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행정 명령에는 ‘무슬림 테러 위험국가’ 국민에게 비자 발급을 일시중단하고, 테러 위험국가 출신 난민의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이들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동시에 총 난민 수를 현재 11만에서 5만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