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임기 중 보여준 그의 경영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스코는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을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연임이 확정됨에 따라 이사회는 권 회장을 주주총회에 단독 CEO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을 통과하면 3월부터 새 임기가 시작된다. 한 차례 이사회를 더 거쳐야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권 회장의 연임은 거의 확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권 회장은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포스코 기술부문장을 거쳐 2014년 3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수장직에 오른 뒤 지난 3년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100건이 넘는 계열사ㆍ자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이 20% 밑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9월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인 16.9%는 1968년 설립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5만 원 수준에 머물던 주가도 최근 26만 원까지 올라섰다.
그의 경영 능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 포스코(35위)는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2017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5단계 오른 35위로써 국내 기업 중 가장 높다.
이같은 성과에 ‘권오준 연임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했으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말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 △광고계열사 포레카 매각 당시 외압 △2014년 회장 선임 당시 최순실 개입 여부 등을 두고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명확한 증거도 없고, 각종 의혹에 대해 난 떳떳하다”고 이사진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의 사외이사도 손에 잡히지 않는 의혹보다는, 그가 3년간 쌓아온 공에 더 무게를 실었다.
이명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전원이 포스코의 중장기 성장 발전을 위해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내ㆍ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권 회장이나 포스코로서도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