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기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자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두 차례나 언급하면서 무역 불균형 상대방으로 일본을 중국, 멕시코와 나란히 비판했다. 트럼프는 구체적인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미국 무역수지 적자 해소책의 화살이 일본에 향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중국과의 사이에서 수천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안고 있다”며 “일본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와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하면서 첫 번째로 일본을 언급했다.
두 번째로는 기자회견 막판에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를 완전히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일본 멕시코 등 모든 국가가 과거 정권보다는 더 우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도요타의 멕시코 신공장 건설을 비판하면서 기업들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개입하는 대상을 일본으로 확장한 직후에 기자회견에서도 재차 일본을 거론한 것에 주목했다. 이어 트럼프 새 정부가 대일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시저를 무역대표부(USTR) 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일본 정부와 경제계가 앞으로 트럼프의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기자회견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이어서 일본 정부 입장의 코멘트는 삼가고 싶다”며 “물론 우리는 기자회견을 제대로 듣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론을 들자면 활발한 무역ㆍ투자는 미일 경제관계 활력의 원천”이라며 “일본은 앞으로도 이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일본 기업의 활발한 대미 투자와 고용창출을 예로 들며 “일본 기업은 미국의 좋은 기업시민으로 현지인들에게 제대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마이크 펜스 차기 미국 부통령과 지난 10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요다 사장이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다음 날 펜스와 만난 것이다.
트럼프의 압박을 덜고자 펜스 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는 인디애나 주지사를 역임했다. 도요타는 인디애나에서 5000여 명을 고용해 미니밴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