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시행 한 달] ③위안화 약세에 흥행 발목…수익성 악화·자본유출 '악순환'

입력 2017-01-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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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급락에 투자자 환차손 부담… 작년 1∼10월 6890억 달러 순유출… 당국, 개인환전 규제 강화로 자본유출 단속·통화 바스킷 확대로 환율 방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가파른 가운데 지난달 5일부터 시행된 선강퉁으로 인해 중국에서의 자금 이탈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안화는 2016년에 달러 대비 약 7% 떨어졌다. 이는 아시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하락 폭은 전년의 두 배이자 1994년 이후 연간 최대 폭이다. 3일(현지시간) 오후 5시 43분 기준 위안화는 달러당 6.9569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선강퉁의 부진은 위안화 약세와 무관치 않다.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해 선전증시에 투자해야 하는 외국인들로서는 환차손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시장에서 얻은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위안화 약세는 동시에 중국 내 자금 유출을 부추긴다. 지난해 초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빠져나간 외화는 모두 6890억 달러(약 830조9000억 원)에 달한다. 작년 11월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3조516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외환보유액 3조 달러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에 발목 잡힌 선강퉁이 자본 유출을 악화시킨다고 진단한다. 화룽인터내셔널증권의 잭슨 웡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자산을 살 수 있는 창구가 열리게 되면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선강퉁 개장으로 자본 유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애초 작년 11월 말 시행이 유력했던 선강퉁이 12월 5일에서야 첫 거래를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을 핵심으로 한 트럼프노믹스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가파라져 상황을 더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전증권거래소 측은 선강퉁이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전증권거래소 류푸종 부이사는 “선강퉁 출범이 자본유출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다”며 “오히려 선강퉁 내에서 거래는 중국으로부터 자금이 떠나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을 저지하고자 중국 당국은 개인 환전 통제 강화로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은 현재 개인에게 연간 5만 달러 내로 환전은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금액 제한을 추가하진 않았지만 증빙서류를 까다롭게 요구해 자본 유출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위안화 가치 산정 방식 변경도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중국의 고육책이다. WSJ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 지수 바스킷 기준을 13개에서 24개로 늘려 달러와 유로, 엔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구성통화가 확대되면 분산 효과가 나타나 달러화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든다. 기존 바스킷 내에 있던 달러화 비중은 26.4%에서 22.4%로 4%포인트 낮아지고, 유로화 역시 21.4%에서 16.3%로, 일본 엔화는 14.7%에서 11.5%로 각각 축소된다. 차이나머천트증권의 셰 야쑤언 연구 책임자는 “위안화 환율 지수 바스킷에 통화를 추가함에 따라 중국의 실제적인 경제 활동이 더 잘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조처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도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다. 선강퉁의 시들한 인기가 새해에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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