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대내외 상황에 코스닥지수가 600선 이하로 떨어지는 등 침체 국면이 장기화된 가운데, 주가 부진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전일(13일) KT뮤직과 향후 2년간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씨그널엔터는 ‘슈퍼스타K 2016’, ‘프로듀스 101’,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한 업체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류 규제와 ‘최순실 게이트’ 등에 따른 코스닥지수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소위 ‘동전주’로 전락했다. 내년에도 드라마를 3∼4편 제작할 예정이지만, 드라마 OST 사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처리공정 제어장비업체 넥스트아이는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7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10월 6일 3만1250원이던 주가는 13일 1만8900원을 기록해 불과 두 달여 만에 39.51%나 추락했다.
이에 넥스트아이는 전환사채(CB) 발행 등 2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화장품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홍콩계 투자회사인 애드머럴티 홀딩(Admiralty Holding Co Limited)으로부터 100억 원, 주식회사 소울베이코리아로부터 100억 원을 각각 조달했다.
넥스트아이 주가는 신사업 진출 발표 당일인 지난 9일, 전일 대비 10.03% 상승하면서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넥스트아이 관계자도 “이번 자금 조달은 투자자금 확보가 목적”이라며 “신규 화장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유소 운영기업 아이이 역시 3분기 영업손실이 1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6억 원으로 지난해 95억 원 대비 20% 하락했다. 이에 따라 아이이는 지난 1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비누스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총 130억 원에 취득했다며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아이이는 이를 위해 지난 10월 28일과 11월 3일 각각 34억 원과 57억 원 등 총 91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비누스엔터 지분 취득과 게임 개발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
아이이 측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지난 10월 스마트포스팅 인수에 이어 게임회사 지분을 취득했다”며 “게임 퍼블리싱 사업과 모바일 광고 마케팅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신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에스에프씨는 최근 17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해 헬스케어 구강용해필름(ODF) 사업을 본격화했다. 에스에프씨는 이익 개선을 위한 헬스케어 사업 확대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7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한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ODF 사업을 위해 씨엘팜의 CB에 1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에스에프씨 관계자는 “현재까지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 제조에 집중해왔지만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매출 극대화를 위해 헬스케어 ODF제품 생산설비를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들 기업이 게임, 화장품, 헬스케어 등 대중 친화적인 사업에 뛰어든 만큼 단기적인 이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전문경영진 영입, 체계화된 국내외 시장 진출 전략, 철저한 자금 관리 없이 신사업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 실적 모멘텀이 될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