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피용(62) 전 프랑스 총리가 내년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제1야당 공화당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고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치러진 중도 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알랭 쥐페 전 총리를 꺾고 승리했다. 피용은 결선 투표에서 90%를 개표한 시점에 67%의 득표율로 33%를 확보하는 데 그친 쥐페를 누르고 대승을 거뒀다. 피용 전 총리는 일주일 전인 20일 치러진 경선 1차 투표에서 쥐페 전 총리에 16%포인트라는 큰 득표율 차이로 앞섰으며 1차 투표 3위로 탈락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피용 지지를 선언하면서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승리를 확정 짓고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고 있다”면서 “내게는 프랑스 국민에게 다시 자신감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피용 전 총리는 공화당 내에서 이민과 테러 문제에 있어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사회 분야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한다. 이민자와 이슬람에 부정적이며 크림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유화적인 입장이다. 경제면에서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강력한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 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반(反)이민자 성향인 피용 전 총리와 극우파인 국민전신(FN)의 마린 르펜 대표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 역내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열풍이 불면서 르펜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 추세다. 반면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이 내부 분열과 지지율 저하를 겪고 있다.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 여부를 내달 밝힐 예정이지만 지지율이 저조해 재선 도전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프랑스의 차기 대선은 내년 4월 23일 실시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주일 뒤인 5월 7일 1위와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