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투자자 위안화 약세 베팅에 전전긍긍

입력 2016-11-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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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와 홍콩시장 위안화 환율 격차 커져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의 공격적 위안화 약세 베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위안화 약세 베팅을 가속화하고 있어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켜야 하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외환시장과 홍콩역외위안화 시장에서의 달러·위안 환율 차이는 지난 23일 0.0333위안으로 벌어졌다. 이는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인 9일을 제외하면 10월 초 이후 차이가 가장 크게 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본토에서 위안화 환율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어 환율 변동폭이 크다. 다만 미국 달러화와 비교해서는 두 시장이 일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시장의 환율 격차 확대로 중국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환율을 움직여야 하는 인민은행이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상하이와 홍콩, 두 위안화시장은 종종 상대방을 먹이로 삼는다고 WSJ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홍콩시장에서의 위안화 약세에 더 많은 중국 기업과 개인이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꾸면서 상하이시장도 하락 압박이 커지게 된다.

중국은 지난 10월 초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고 나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해 왔다. 이는 경기둔화를 완화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이달 8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깜짝 당선되고 나서 달러화 강세 돌풍 속에 위안화 가치 하락이 더욱 가속화했다. 올 들어 상하이시장에서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는 6.2% 빠졌는데 하락의 3분의 1이 최근 두 주간 일어났다.

인민은행은 자금흐름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우려해 위안화 가치가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꺼린다. 여전히 홍콩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쉽게 잡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앞다퉈 위안화를 매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프라샨트 싱 노이버거베르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개입할 수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무역의 암울한 전망과 미국, 중국의 경제성장 궤적 차이 등으로 위안화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앙은행 주도의 외환시장 개입이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며 “펀더멘털적인 측면에서 위안화는 여전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중국 국영은행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속도를 늦추고자 이미 지난주 홍콩시장에서 달러화를 매도했다. 아울러 인민은행이 최근 기준환율 고시로 위안화를 계속 평가절하했으나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 유로화 등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를 덜 떨어뜨린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올해 초 인민은행은 상하이와 홍콩에서 대규모 개입을 단행했다. 당시 인민은행은 지금처럼 국영은행들에 대규모 위안화 매입을 지시해 홍콩 역외위안화 은행간 대출금리인 하이보(Hibor)가 폭등했다. 다만 지금 하이보는 애널리스트들이 정상으로 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인민은행이 연초보다는 개입을 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인민은행이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추정했다. 중국의 지난달 외환보유고는 3조1200억 달러(약 3669조 원)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위융딩을 포함해 일부 전문가는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진정한 시장가치를 찾기 위해 환율을 더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시장 개입 비용은 너무 크고 오히려 자본유출을 촉진할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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