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관광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에어비앤비가 ‘트립스(Trips)’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립스는 호스트(집주인)들이 추천하는 관광 명소를 공유하거나 호스트와 함께 여행 일정을 짜주는 서비스다.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행사에서 “당장 12개 도시에서 활용할 수 있고, 내년 중에 50개 도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12개 도시에는 케냐 나이로비, 미국 디트로이트, 쿠바 아바나와 함께 서울도 포함됐다. 체스키 CEO는 이 앱 안에서 시티 투어 오디오 서비스 기능과 레스토랑 예약 등을 함께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 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사업체다. 집주인이 사용하지 않거나 잠시 집을 비울 때 여행객은 비용을 내고 해당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겨 수익을 낸다. 창업을 한 지 8년이 된 에어비앤비는 특별한 인프라 투자 없이도 시장에서 300억 달러(약 35조4600억 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여행 일정을 짜주는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최근 규제 강화에 직면한 뒤 내놓은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곳곳에서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규제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달 뉴욕의 앤드류 쿠오모 시장은 소유자가 거주하지 않은 집을 30일 이내로 임대하는 것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벌금을 매기도록 했다. 거주용으로 집을 산 뒤 임대 수익을 올리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함이다. 샌프란시스코도 1년에 임대로 내놓을 수 있는 날을 제한하는 법 제정을 고민 중이다. 독일 베를린은 지난 5월 에어비앤비를 겨냥해 민박 사업을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WSJ는 관광업으로 에어비앤비가 눈길을 돌리면서 소규모 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픽 트래블(Peek Travel)’, ‘비아토르(Viator)’ 등 여행 일정을 짜주는 업체들이 존재한다. 경쟁업체를 상대할 에어비앤비만의 강점은 집주인들이 나서서 관광 명소를 추천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용자끼리의 추천이 신뢰할만한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