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쿠시너, 정권인수위 실세로...대선 일등공신 크리스티 진영 축출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에 내분이 일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시너가 실세로 부상하면서 대선 일등공신 중 한 명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진영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수위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와 트럼프 일가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은 크리스티가 인수위의 국가안보 분야 책임자로 기용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이 15일 갑자기 인수위에서 하차할 뜻을 표명한 것이었다. 로저스 전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임무는 새 인수위 지도부에 굳건한 (활동)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내 팀원과 나는 그간의 일에서 손을 떼고 그 일을 기쁘게 내 친구와 전 동료들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릭 디어본, 트럼프 가족, 그리고 뛰어난 새 지도부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차기 정부에, 필요할 경우 조언과 자문을 지속해서 제공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정을 잘 아는 2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의원 시절 하원 정보특별위원장을 지낸 로저스의 하차는 크리스티와 쿠시너 간 마찰에 의한 사실상 해임이다. 크리스티는 정권인수위를 이끌고 있었는데 지난 11일에 발표된 새로운 체제로 인해 부위원장으로 강등되고, 새로운 위원장으로 마이크 펜스 차기 부통령이 지명됐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을 맡고, 복수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위원장을 맡는 체제로 재편됐다며 대선 기간에 인수위를 이끌던 크리스티의 영향력이 줄어든 형태라고 분석했다. 앞서 크리스티는 10일 트럼프 당선인의 워싱턴 방문에 동행하지 않았고, 9일 뉴욕에서 열렸던 트럼프 당선인의 축하파티에도 뒤늦게 합류했다고 한다.

정권 인수위에서 크리스티의 입지가 갑자기 좁아진 데 대해선 말이 많다. 크리스티는 뉴저지 연방 지검 검사 시절이던 2004년, 쿠시너의 아버지 찰스 쿠시너를 탈세와 증인 매수, 불법선거 헌금 혐의로 기소 청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찰스는 금고 2년형을 받았다. 부통령 후보 선정 시 크리스티를 부통령 후보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1인이 쿠시너였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쿠시너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무답이었다고 한다. 다만 인수위 일부 관계자는 크리스티와 가까운 인사가 해임된 것은 쿠시너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 아니라 이행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트럼프가 바라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인수위 개편에서는 크리스티 외에 그의 측근이 2명이나 지위가 강등됐다. 뉴저지 주지사 사무실의 수석 보좌관이었던 리치 배거와 크리스티의 전 법률 파트너로 정권인수위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던 빌 팔라투치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가족이 인수위를 사실상 장악하면서 트럼프 정부는 그의 일가와 측근이 설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