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현지에서 가장 민감한 양대 사회 이슈인 동성결혼과 낙태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는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연방대법원의 합헌 판결을 넘어갈 수 있다고 밝혔으나 낙태에 대해서는 1973년 낙태권을 명시한 판결을 번복할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전날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내가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중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동성결혼은 이미 대법원에서 판결로 결정이 난 사항으로 합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판결을 내리고 나서 의회 내 공화당 지도자들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낸 것과 대치된다. 이미 트럼프는 무역과 인프라 투자 등에서 전통적인 공화당의 이념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그러나 그는 총기 소유를 허용하는 수정헌법 2조를 지키고 낙태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공화당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앤터닌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이 지난 2월 사망하고 나서 대법관 한 명이 공석인 상태로 지금 대법관 구성은 진보와 보수가 4대 4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를 신임 대법관으로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지금까지 인준을 거부해 왔다.
트럼프는 “낙태권을 명시한 1973년 대법원 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하려 한다”며 “나는 생명 친화적이며 신임 대법관도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들이 아예 낙태할 수 없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낙태권에 대한 결정을 다시 각 주로 되돌리려 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특정 주에서 낙태가 금지되면 여성들이 다른 주에서 낙태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납세내역 공개와 관련해서 트럼프는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중은 공개 여부를 신경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위터에 대해서는 계속 쓰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는 “비난 여론에 트위터 사용을 매우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후보 지명에서 10여 명의 공화당 내 경선자를 물리치고 8일 대선에서 승리하게 한 주요 요인이었다”며 “이는 현대적인 형태의 의사소통도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