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홍콩 보험상품 단속이라는 새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주 홍콩의 한 보험업체 영업소는 보험에 가입하려는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다.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가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FT는 풀이했다.
본토인들이 홍콩 생명보험에 가입이 허용된 지는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그러나 최근 15개월간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으며 그중에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보험료를 한 번에 내는 고객도 나왔다. 중국 위안화 약세 방어수단으로 현지 투자자들이 홍콩 보험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유출이 심화하면서 중국의 지난 10월 말 외환보유고는 3조1200억 달러(약 3569조 원)로 전월 대비 457억 달러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 1월 이후 최대였다.
이에 중국 카드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홍콩 보험 가입 주요 통로였던 유니언페이는 지난달 말 자신의 카드로 홍콩에서 투자와 관련된 상품(보험)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규제가 강화하면서 때아닌 호황을 누리던 홍콩 보험업계는 막대한 타격을 우려하게 됐다. 영국 보험업체 프루덴셜은 올해 상반기 홍콩 매출이 전년보다 58% 급증했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 다른 지역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프루덴셜 아시아 전체 매출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의 20%에서 현재 절반 이상으로 뛰었다. AIA생명과 캐나다의 매뉴라이프도 홍콩에서 활황을 누려왔다고 FT는 덧붙였다.
린다 선-매티슨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도 중국이 규제를 가했지만 최근 유니언페이의 조치가 가장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스 저우 ICBC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도 “많은 홍콩업체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가장 인기있는 상품에 규제가 가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