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면서,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공기업제외) 5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자산총액은 5조1000억 원. 그러나 현재는 대기업집단서 제외됐다. 대기업집단 규정 기준을 자산총액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상향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9월 30일 발효되면서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올해 6월 말 기준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캠, 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 11개 기업을 두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24.69%(746만9648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실질적인 최대주주= 지난해 말 대법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처분 취소소송에서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은 경영이 분리된 독립된 기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앞서 공정위는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한 32개 회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이 경영하는 8개 계열사를 같은 그룹으로 볼 수 없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원고 승소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ㆍ금호미쓰이화학ㆍ금호폴리켐ㆍ금호티엔엘ㆍ금호알에이씨ㆍ금호개발상사ㆍ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 8개 계열사가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제외됐음을 공정위로부터 통지받았다. 다음 달 특수관계자였던 여수페트로, 철도솔라 등 2개 계열사가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제외됐음을 공정위로부터 확인받았다. 지난해 말 금호아시나 계열과 금호석유화학 계열이 분리됐고, 올해 4월 계열 분리된 10개 계열사를 갖고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현황에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이름으로 올리며 양 계열의 분리가 확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그룹 자산과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BR·SBR)와 합성수지(PS·ABS) 제품 생산판매 및 열병합발전소 운영업 등을 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합성고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타이어사들이 고정 거래처다. 지난해 합성고무 부분의 매출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역할도 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금호석유화학은 주요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78.2%), 금호미쓰이화학(50.0%), 금호폴리켐(50.0%), 금호티앤엘(95.0%), 코리아에너지발전소(92.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을 포함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24.61%를 보유, 박찬구 회장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오너가 3세 3인, 금호석화서 경영수업= 박찬구 회장은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1984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라 1988년 2월까지 재직했다. 이후 금호그룹 회장부속실 사장, 금호타이어 금호그룹 비전경영실 사장 등을 거쳤고, 2004년 1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2006년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에 올랐으나, 2009년 형인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빚으며 같은 해 7월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이듬해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 복귀해 현재까지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6.6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오너가 3세 3명은 금호석유화학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는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했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인천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들은 2011년 나란히 금호석유화학 상무보로, 2014년 상무로 승진했다. 박준경, 박철완 상무 모두 해외영엄팀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각각 금호석유화학 지분 10.0%, 7.17%를 보유한 최대 주주, 3대 주주이기도 하다.
작년엔 박찬구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도 경영 수업에 가세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임원인사를 통해 박주형 상무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가 여성의 금호그룹 경영 참여는 69년의 금호 역사상 박주형 상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박주형 상무는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5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말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 0.71%를 보유 중이다. 현재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금호석유화학그룹 3세들은 그룹의 핵심파트인 영업과 자금부서에서 각각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3세 승계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긴 했지만, 오너일가 3세가 나란히 경영수업을 받으며, 이들이 어떤 선의의 경쟁을 벌일지도 재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