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vs. 버라이즌, 서로 다른 성장전략 ‘베팅’…최후승자 누가 되나

입력 2016-10-2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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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동통신 업계 1,2위를 차지하는 버라이즌과 AT&T가 포화상태 이른 시장 경쟁 속에서 서로 다른 미래전략에 베팅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은 서로 전혀 다른 곳에 베팅한 두 이통사 중 누가 성공을 거둘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 업계 2위인 AT&T는 22일(현지시간) 854억 달러에 종합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아우르는 기업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이보다 앞서 버라이즌은 실리콘밸리에 ‘통 큰’ 베팅을 했다. 지난 7월 버라이즌은 야후의 핵심사업인 인터넷사업부를 48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버라이즌과 AT&T모두 업계 1,2위를 나란히 할 만큼 수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가입자는 버라이즌과 AT&T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고 동영상을 시청하고 소셜미디어에 접속한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이제 이동통신 사업 자체만으로는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는 어려워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이미 미국인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만큼 보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수 경쟁업체가 등장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입자 수를 늘리기는 커녕 기존에 있던 가입자 사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크레이그 모펫 모펫네이선슨 애널리스트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스마트폰이 이제까지 이동통신 업계 급성장을 이끌었다”면서 “그러나 처음으로 이동통신 업계의 성장을 이끌 ‘그다음의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AT&T는 콘텐츠에 베팅했다. 타임워너는 HBO와 CNN 등 방송사 외에도 영화사 워너브라더스 등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미디어 그룹이다. AT&T가 타임워너를 확보하면서 단숨에 인기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스티븐 AT&T CEO는 이동통신 업체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의 도약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콘텐츠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AT&T는 위성TV사업체인 디렉TV를 485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AT&T는 디렉TV인수를 인수를 통해 위성 가입자는 물론 이동통신 가입자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으며 타임워너 인수를 통해 콘텐츠 제작사를 손에 넣었다. 이에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버라이즌은 이동통신을 넘어 페이스북과 구글 맞서는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구상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 존재감 구축을 위해 지난해 44억 달러를 들여 인터넷기업 아메리칸온라인(AOL)를 인수했다. 여기에 올해에는 야후까지 인수했다. 다만 야후 인수건은 최근 야후 계정 해킹 여파로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 역시 미디어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나 컴플렉스미디어, 어섬니스TV 등 비교적 중소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AT&T와 버라이즌의 성장 전략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일단 AT&T의 경우 자회사인 디렉TV 가입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디렉TV의 가입자 탈퇴 원인은 타임워너도 오랫동안 가진 문제이기 때문. 버라이즌 역시 최근 쇠퇴한 야후의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젊은 층들의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버라이즌은 3분기 저조한 분기 실적으로 이미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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