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바쁜 CEO 카를로스 곤…닛산·르노에 미쓰비시차까지 ‘지휘봉 3개’

입력 2016-10-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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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의 카를로스 곤(62)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쓰비시자동차의 회장까지 맡게 되며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바쁜 CEO가 됐다.

닛산은 곤 회장에게 ‘연비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빠진 미쓰비시를 살리는 중책을 맡긴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1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현재 곤 회장은 일본 닛산과 닛산의 최대 주주인 프랑스 르노의 CEO직을 겸직하고 있다. 여기에 미쓰비시의 회장 직함까지 달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 3곳의 수장을 맡게 됐다. 앞서 미쓰비시는 지난 4월 경차 연비 조작 사실이 발각된 것을 계기로 경영난에 빠졌다. 당시 파트너사였던 닛산이 지분 34%를 인수하면서 미쓰비시는 닛산의 자회사가 됐다.

3사의 수장을 한 사람이 모두 맡는 것이 재정적 측면에서 부정적 인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곤 회장이 미쓰비시 회장직에 취임한 것은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9년 45세의 나이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닛산에 들어온 곤 회장은 10년간 르노와 닛산의 최고 수장 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4월 르노는 주주총회에서 그의 회장직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의했다. 여기에 미쓰비시 회장 직함까지 달면서 새로운 장기 집권 포석을 깔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직함이 3개나 된 만큼 그에게 주어진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우선 연비 조작으로 실추된 미쓰비시 브랜드 이미지를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그는 독일 다임러, 미국 포드자동차 등과 공동으로 모터와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등 르노 닛산의 독창적 제휴 전략을 주도해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곤 회장은 자신이 직접 미쓰비시 경영에 참여해 기업 풍토를 개혁하고 닛산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닛산은 미쓰비시에 이사 4명을 보낼 계획이다. 연비 조작의 중심에 섰던 개발 부문에는 이미 닛산의 부사장이었던 야마시타 미쓰히코를 부사장으로 취임시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에 강점을 가진 미쓰비시와 르노·닛산 간 연계를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3사 교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에 쥔 지휘봉이 3개이다 보니 미쓰비시 측에서 곤 회장의 연봉 책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연봉도 미국 차 업계 CEO들을 능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곤은 르노·닛산에서 1800만 달러를 받았다. 올해는 이보다 줄어든 11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래도 일본 차 업계 최고 대우다. 현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CEO의 연봉은 2860만 달러, 마크 필즈 포드 CEO의 연봉은 19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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