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이하 선박펀드)’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선다.
은행과 현대상선 등이 선박펀드를 통해 대우조선에 선박 신조(新造) 수주를 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주를 받은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 나중에 싼값에 용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현대상선은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18일 정부 및 투자은행(IB)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오는 30일에 열릴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선ㆍ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선박펀드는 지난해 말 국적선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초대형 선박 발주 지원 프로그램이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에 현대상선이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와 규모의 경쟁을 벌이려면 1만8000톤급 이상의 대형선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선박펀드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선박 발주는 어려움을 겪는 대우조선해양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총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확정하고 3년 동안 매년 4척, 3척, 3척을 각각 발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펀드 구조는 선순위대출 60%, 후순위투자 30%, 해운사 10% 등으로 이루어진다. 무역보험공사가 선순위대출에 대해 95%(혹은 100%) 보증을 서기로 했다. 후순위는 KDB산업은행(14.8%), 수출입은행(10.0%), 자산관리공사(4.2%), 산은캐피탈(1.0%) 등 정책금융공사가 투자하기로 했다. 후순위보증은 해양보증보험이 서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보증 비율이 정해지지 않았다.
한 IB 관계자는 “선순위대출은 외국계 은행 2~3곳이 들어가고, 국내 시중은행이 보조적으로 참여한다”며 “원래 국내 시중은행이 선순위대출을 담당하기로 했으나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고사해 선순위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박펀드 투자자와 운영계획이 확정돼도 당장 올해 안에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이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대상선은 선박 신조와 용선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장기 불황으로 선박 공급이 과잉 상태라 새로 배를 건조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시각과 시황 회복을 앞두고 대형 선박 투자에 미리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