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제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지수가 2개 분기 연속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
일본은행이 3일 발표한 9월 대형 제조업 단칸(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지수는 6으로 직전 6월 조사치와 같게 나타났다. 다만 중소 제조업과 비 제조업이 개선되면서 산업 전반 지수를 끌어올렸다. 엔고의 역풍은 계속되고 있지만, 4월 구마모토 지진 이후 자동차 산업 회복 등이 체감 경기를 개선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단칸지수는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에서 나쁘다고 답한 비율을 빼 산출한다. 비 제조업의 단칸지수는 18로 지난번보다 1 포인트 악화됐다. 앞서 블룸버그는 제조업이 7, 비 제조업이 18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의 바바 나오히코 이코노미스트는 발표 후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소폭 개선됐지만 대기업은 보합 권에 그쳐 전반적으로 정체 모드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단칸지수 전망도 좋지 않아 기업 체감 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 체감 경기 개선의 열쇠가 엔화 추이에 달렸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상정 환율은 2016년도에 달러당 107.92엔 가량으로 지난번 조사 때의 111.41엔에서 다소 엔고로 수정됐다. 이날 단칸지수 발표 후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01.60엔대까지 하락한 뒤 101.30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야스나리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발표 후 보고서에서 “에이스가 부재한 일본 경제가 정체·제자리 걸음 상황에 있다는 걸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며 “내년까지 경기 동향에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엔고 추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