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쓰이지 않는다.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의 갈피를 잡기는 더 쉽지 않아졌다. 같은 이유로 ‘시대’라는 더 넓고 깊은 잣대로 세상을 보기도 어렵다. 돈(자본)과 권력, 이념, 지역과 성별 등에 따른 이해와 입장에 휘둘리기는 더 쉬워졌다.
전ㆍ현직 언론인 여섯 사람은 10년 전인 2006년 이러한 편 가르기가 극심한 상황에서 균형잡힌 시각과 내일을 생각하는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같이 글을 쓰기로 뜻을 모았다. 그렇게 ‘시대를 이끄는 공정한 발언’을 모토로 문을 연 비영리 사회비평 칼럼 사이트가 자유칼럼그룹이다.
1만8000 여명의 독자에게 월~금요일 주 5회, 1일 1편의 칼럼을 메일로 보내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freecolumn.co.kr)로도 글을 올려온 지 10년 째. 이제는 전ㆍ현직 언론인뿐 아니라 은퇴 공직자와 외교관, 의사, 화가, 패션 디자이너, 방송인 등 20여 명의 각계 전문가들로 필진의 스펙트럼과 글쓰기의 범위도 넓어졌다. 공동대표는 전ㆍ현직 언론인인 김영환, 김홍묵, 방석순, 임철순 등 네 명.
자유칼럼그룹은 지난 10년간 써 온 글 3000여 편 가운데 74편을 추려 <마르지 않는 붓>도 묶었다.
비판과 애정이 적절히 섞인 시선으로 쓰여진 글들은 현대인들이 복잡다단한 세상을 미세하게, 혹은 전체적으로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글은 모두 경어체로 쓰여져 있다. 매일을 시작하는 독자들의 아침 식탁에 좋은 양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갈수록 거칠어져 가는 사회 분위기를 순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한 데 이어 이투데이에서 주필을 맡고 있어 ‘주필만 8년째’인 임철순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는 “품위있고 올바른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 위주로 글을 쓰도록 하고 있다”며 “자유칼럼그룹에서 최고령 칼럼니스트는 92세인 황경춘 씨(AP통신 서울 지국 특파원 및 TIME 기자 역임)로 8년째 글을 싣고 있어 100세 수명시대의 활동의 장이 되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자유칼럼그룹은 6일 오후 5시30분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며 ‘사실과 의견 사이-올바른 보도와 논평을 위한 토론’도 갖는다. 언론인 출신 소설가인 김훈을 비롯, 허영섭 이데일리 논설실장, 선우정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희원 한국일보 사회부장이 패널로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