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유명 투자자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이 건강보조식품 업체 허벌라이프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칸은 허벌라이프 주가가 하락하자 이 회사의 주식 230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로써 아이칸의 허벌라이프 보유지분은 18%에서 21%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애크먼이 허벌라이프 지분을 매입한 배경에는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자신과 앙숙 사이로 유명한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애크먼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칸이 지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허벌라이프 지분을 매각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이달 초 자신에게 접촉해 아이칸이 가진 허벌라이프 지분 매입의사를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아이칸이 처한 상황에서 그를 도와주려고 아이칸이 가진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것에 대해 고려했었다”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크먼은 블룸버그뉴스에 지분 매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칸은 성명을 내고 230만주 지분 매입 소식을 알리며 “오늘 애크먼이 TV에서 말한 것과 전혀 달리 나는 제프리스에 허벌라이프 지분 매각을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나는 여전히 허벌라이프가 많은 사람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좋은 사업 모델을 갖고 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이칸은 이어 “애크먼은 똑똑한 사람일지 몰라도 그는 많은 투자자를 괴롭히는 위험한 병에 압도된 상태”라면서 “그의 허벌라이프에 대한 강박관념이 몹시 나쁘게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크먼과 아이칸은 월가에서 앙숙관계로 유명하다. 이들의 불화가 격화된 계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말 애크먼은 허벌라이프가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회사라며 10억 달러가 넘는 주식을 공매도했다. 과거 부동산업체 홀우드리얼티 지분 매각 차익 배분으로 신경전을 벌인 이후 애크먼을 벼르고 있던 아이칸은 2013년 1월 CNBC의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허벌라이프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며 애크먼과 30분간 공방을 벌였다. 아이칸은 그 후 허벌라이프 지분을 18% 가까이 매집했다. 애크먼이 공매도에 베팅한 후 허벌라이프 주가는 4배 가까이 뛰었고 애크먼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급기야 지난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허벌라이프의 사업 구조에 대한 2년간의 조사 끝에 ‘다단계 사기 업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면서 허벌라이프를 둘러싼 이들의 공방은 사실상 아이칸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한편 이날 애크먼의 발언으로 장중 7.8% 급락세를 기록했던 허벌라이프 주가는 아이칸의 지분 확대 발표로 시간외 거래서 8% 넘게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