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 “신규자금 불가”로 가닥

입력 2016-08-26 20:13 수정 2016-08-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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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진해운(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우))
(사진= 한진해운(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우))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가 오는 30일 종료될 전망이다. 채권단 내부에서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채권단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체제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복수의 한진해운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은 어렵다”며 “한진그룹의 지원 규모가 충분치 않고, 채권단이 회사보다 더 많이 지원하는 구조라 불만족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채권 비율은 KDB산업은행 65%, KEB하나은행 13.8%, NH농협은행 8.4%, 우리은행 6.7, KB국민은행 5.4%, 부산은행 0.8%이다. 절차상 25%가 신규자금 지원에 반대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의 채권비율이 가장 높지만 다른 채권단의 의견을 모두 받아 처리할 계획”이라며 “30일 의견이 모두 들어와 75%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자율협약은) 연장없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산은의 채권 비율이 65%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진해운 처리 문제와 관련해 산은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일단 산은은 다른 채권은행에 결정권을 넘긴 상황이다.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중 세 곳이 자구안 승인을 반대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신규자금 지원은 은행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자금이 집행되면 충당금을 쌓아야 해 추가 손실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30일 이전에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며 “자구안을 보면 채권단이 먼저 지원하고, 한진 측이 형식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분위기상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라는 점, 해운업 전체 상황, 채권 규모 등 전반적으로 본 뒤 결정할 것”이라면서 “다만, 신규자금은 없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분위기도 이 같은 채권단 분위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진해운 구조조정이 30일 채권단 결정 후 변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26일 채권금융협의회를 개최해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설명하고,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 지속 여부와 신규자금 지원 의향을 채권단에 부의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25일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통한 4000억 원 등의 자금조달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산은에 제출했으며, 이에 대해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26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실효성 없는 자구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진해운을 대상으로 실시한 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8000억 원으로, 내년에 발생할 2000억 원까지 더할 경우 총 1조 원 규모다. 최악의 경우에는 1조3000억 원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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