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주마다 다른 세율을 통일해 인도 경제개혁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게 됐다.
인도 상원은 3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부가가치세율 일원화가 골자인 ‘상품·서비스세(GST)’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처음 이 법안이 제안된 지 10년여 만에 의회 관문을 넘은 것이다. 그동안 GST 법안을 경제개혁 최우선 순위로 꼽았던 모디 총리도 2014년 취임 이후 가장 큰 정치적 승리를 거두게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모디 총리가 장악한 하원에서 통과되고 전체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승인하면 법이 발효된다. 올해 안에 그 과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인도는 그동안 주마다 세율이 달라 외국은 물론 자국 기업도 시장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GST 법안이 실행되면 인도가 하나의 단일시장의 거듭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만장일치로 GST 법안이 통과됐다”며 “오늘은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라고 감격했다. 모디 총리도 트위터에 “의원들의 혁신적인 결정을 축하한다. 모든 정당 지도자와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함께 인도를 더 높은 수준의 진전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시장에서 물류와 납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HSBC글로벌자산운용의 니랑 메흐타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GST는 모디 정부 개혁 아젠다를 대표한다”며 “인도 개혁과정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기업들이 상원의 결정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인디아는 성명에서 “업계가 가장 기다리던 개혁 정책 중의 하나가 통과됐다”며 “이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월마트 인도법인 등도 환영 메시지를 발표했다.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우리에 갇혀 있던 호랑이(거대한 인도시장)가 마침내 풀려났다”고 비유했다.
다만 적정 세율과 세금구조를 정하는 것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GST 세율은 18~22%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나 세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일부 주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관건이다. 석유와 알콜 등 제외대상 품목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갈등으로 수년간 정체됐던 개혁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