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파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 공항으로 복귀해 군부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선언한지 6시간 만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전날 군부는 탱크와 헬기를 동원해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의 주요 인프라를 점거하고 군 수뇌부를 군사본부에 역류했으며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리는 등 쿠데타군과 경찰이 교전을 벌였다. 터키 정부는 군 최고 수뇌부가 쿠데타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탱크에 올라타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일부 시민이 쿠데타군을 체포하는 사진이 소셜미디어로 떠돌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항에서 “남서부 마르마리스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쿠데타 소식에 복귀했으며 머물던 호텔은 내가 떠난 뒤에 폭격을 당했다”고 복귀하기까지의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법 집행기관이 다양한 계급의 반군 장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쿠데타는 반역 행위다.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 조국이 나의 명예이며 나는 여기에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며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터키 정부의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쿠데타 시도가 실패로 끝났으며 모든 정부 관리들이 사무실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국가정보국(MIT) 대변인도 쿠데타가 진압돼 모든 것이 정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르드 반군에 강경책을 펼치는 것은 물론 반체제 인사와 언론을 탄압해 그의 독재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터키 군은 세속주의를 따르고 있지만 에르도안과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AKP)은 이슬람 근본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세력이 어디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 사제이며 미국으로 망명해 현재 펜실베이니아 주에 살고 있는 펫흘라흐 귈렌이 이번 쿠데타의 배후라고 비판했다. 귈렌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측근이었지만 세력이 커지자 사이가 멀어졌다. 그는 1999년 반역죄로 기소되기 전 미국으로 도피했으나 여전히 터키 현지에서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