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업계가 일본 닌텐도의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포켓몬GO’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포켓몬GO 열풍에 닌텐도 주가는 최근 4거래일간 무려 60% 폭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닌텐도 주가는 위(Wii) 콘솔이 인기를 끌었을 당시의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렉트로닉아츠(EA)와 액티비전블리자드, 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 닌텐도 경쟁사들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이번 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찍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PC 내 게임을 돌리는 데 필요한 그래픽카드를 생산하고 자체 게임콘솔인 ‘엔비디아 쉴드’를 보유한 엔비디아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그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액션카메라업체 고프로 주가도 최근 수일간 상승했다. 포켓몬GO가 보여준 증강현실(AR) 게임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열광하면서 다른 게임업체와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고프로도 자체 AR 카메라를 갖고 있다.
포켓몬GO 열풍은 게임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콘솔과 PC게임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 게임이 게임산업의 주류로 부상하는 가운데 그동안 이 분야에 뛰어들기를 주저했던 닌텐도가 마음을 바꾼 것은 물론 AR과 접목한 새 모바일 게임의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액티비전이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사가’로 유명한 킹디지털을 인수하고,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 기기업체 오큘러스를 2년 전 사들인 것,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을 산하에 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로 AR과 VR 분야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MS는 자체 개발한 AR 기기 홀로렌즈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접목하려 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닌텐도의 포켓몬GO 성공은 MS에도 좋은 것”이라며 “포켓몬GO는 다른 기업들에도 ‘금맥’과 같다. 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우리의 홀로렌즈에 대한 많은 흥미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물론 다른 분야 기업들도 포켓몬GO가 보여준 AR의 가능성에 열광하고 있다. 테마파크 시더페어는 지난달 오하이오 주에서 ‘배틀 오브 시더포인트’라는 AR과 놀이기구를 접목한 새 게임을 선보였다. 시더페어의 맷 위멧 CEO는 “포켓몬GO 덕분에 우리가 고객들에게 AR을 가르쳐줄 필요가 없게 됐다”며 “앞으로 우리는 물론 월트디즈니 등 테마파크 업계에 ‘테크테인먼트’가 큰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