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정권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테리사 메이가 13일(현지시간) 영국 신임 총리에 취임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이다.
메이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여왕에게는 통치 기간 중 13번째 맞는 총리이며,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1990년 총리에서 물러난 지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다.
메이 신임 총리는 여왕을 알현한 후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취임 연설에서 “모든 시민이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보다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며 내정을 중시할 뜻을 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한 권력 계층이 아닌 일반 시민을 배려해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이어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우리는 거대한 국가적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레이트 브리튼이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해 넘어설 것”이라고 희망을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취임 연설을 마친 뒤 곧바로 새 내각의 일부 인선을 발표했다. 그는 새 재무장관에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지명했다. 해먼드는 메이와 함께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고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는 메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인물이다.
또한 메이 신임 총리는 자신과 반대편에 서서 EU 탈퇴 캠페인을 이끈 리더들도 기용했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외무장관에, 새로 만든 EU 탈퇴 담당장관에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하원 의원을 기용했다. 이외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유임됐고 탈퇴파였던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은 국제통상차관에 기용됐다.
반면 캐머런 전 내각에서 ‘2인자’였던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새 내각에서 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국민투표 운동 기간에 EU 탈퇴 진영으로부터 ‘공포 프로젝트’를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외 새 내각 인선은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