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브렉시트(Brexit)’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 추락으로 기존보다 저렴해진 영국 기업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 자회사인 미국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가 사모펀드 테라퍼마로부터 유럽 최대 시네마 체인인 영국 오데온&UCI를 5억 파운드(약 7543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AMC는 75% 주식, 25% 현금 지급 조건으로 오데온을 사들인다. 약 4억700만 파운드의 부채를 떠안고 환율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인수 규모는 약 9억2100만 파운드에 이를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오데온은 242개 극장과 2236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AMC의 애덤 애론 최고경영자(CEO)는 “완다가 2013년부터 오데온과 인수 논의를 해왔지만 확실히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은 지난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결과로 파운드화가 수십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대규모 M&A에 나서는 마지막 기업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에서 다른 기업들도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화 추락으로 유럽시장을 선도하는 시네마 체인을 사들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다”고 덧붙였다.
오데온은 영국 런던을 계속 소재지로 두고 브랜드명도 유지할 예정이다. 인수는 유럽 반독점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오데온 인수로 완다는 세계 최대 시네마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야망도 가시화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오데온이 편입되면 AMC는 8개국에 627개 극장, 7600여 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MC는 미국 경쟁사인 카마이크시네마스 인수에도 합의했으며 현재 카마이크 주주들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지만 주요 주주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완다는 지난 2012년 AMC를 26억 달러에 사들이고 지난해 호주 시네마체인 호이츠그룹도 3억4400만 달러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