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호주, 엘니뇨 강타에 가뭄 피해 확산…경제성장에 역풍

입력 2016-05-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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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올해 쌀 생산량 전년비 19% 감소 전망…호주 밀 생산량도 27% 줄어들 듯

▲필리핀 불라칸 주에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한 농부가 가뭄으로 말라붙은 논에서 벼를 살펴보고 있다. 불라칸/신화뉴시스
▲필리핀 불라칸 주에서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한 농부가 가뭄으로 말라붙은 논에서 벼를 살펴보고 있다. 불라칸/신화뉴시스

아시아와 호주에서 엘니뇨에 따른 가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농업 비중이 큰 이들 국가 경제성장이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태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0.8%로, 전년의 2.5%에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가뭄에 따른 농업 생산량 감소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3월 세계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의 올해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19% 감소한 1580만t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의 올 들어 지금까지 강수량은 26년 만에 최저치였던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있다. 태국 곡창지대인 나콘사완 주는 가뭄으로 논이 갈라진 가운데 현지 관개국 담당자는 “농업용 저수지에서 생활용수를 취하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가뭄 대책을 요구하는 농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과 충돌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곡창 지대인 메콩 델타 지역의 농지 약 170만 헥타르 중 41%에 해당하는 70만 헥타르가 염해 지역으로 변했다. 메콩강이 말라붙으면서 바닷물이 역류했기 때문. 지난 1분기 베트남 쌀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에 그쳤지만 앞으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 팜유위원회는 지난 1분기 팜유 생산량이 전년보다 10% 줄었다고 집계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4월 말레이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지난해 6월의 5.0%에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폭염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경기회복 발목을 잡고 있다.

라보뱅크는 올해 호주 밀 생산량이 전년보다 2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축산농가는 사료 부족으로 소와 양을 앞당겨 처분하고 있다.

인도 제2농업주로 1억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마하라슈트라 주는 가뭄 피해가 확산해 올해 곡물 수확이 전년보다 40%, 콩류는 1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남미 해역의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가 재작년부터 발생해 올해 아시아에 가뭄을 가져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에서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인도와 베트남은 각각 18%에 이른다. 농업생산이 줄어들면 성장률 자체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농가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침체 등 간접적 타격도 크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쌀과 밀은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당분간 국제 가격에서 농업 생산량 감소 영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 상품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현재 약 6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은 엘니뇨가 북반구에서 올 여름께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농업 생산량이 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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