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져 온 이라크의 정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급기야 이라크 의회 의사당이 30일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6시간 넘게 점거됐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바그다드의 정부기관과 외교공관 밀집지대 ‘그린존’ 벽을 무너뜨리고 의회로 난입, 6시간 동안 점거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지도를 받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가 그린존을 침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 관저까지 행진하다 6시간 만에 해산했다. 반정부 시위대가 침입한 그린존은 총리관저는 물론 외교공관이 밀집돼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차단된 곳이다.
이라크 경찰은 한때 시위대를 향해 최루 가스를 발사하기도 했지만 시위대는 계속 그린존 안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의회를 점거하고 정부의 해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라크 경찰은 그린존으로 이르는 검문소를 폐쇄하는 등 그린존으로의 시위대 접근을 막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날 이라크 주재 유엔 대표부는 시위대의 의회 점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수개월간 이라크의 부패를 개혁하고 비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을 개혁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라크는 현재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개 세력의 대립 속에 부패가 만연하고 공공 서비스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몇 달째 이어진 정치 위기 속에 국제유가 하락 여파에 따른 재정 위기에도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