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이 1년 사이에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2개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국내 보험시장을 정조준 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6일 알리안츠 한국법인을 300만 달러(약 34억7400만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리안츠생명의 총자산 16조원의 약 0.2%에 불과한 헐값이다.
안방보험은 종합보험과 금융사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로 중국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완료하고 동양생명과 합병시킨다면 국내 생보업계 5위 규모의 생보사를 거느리게 된다.
안방보험의 잇따른 인수를 두고 4년 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도입될 경우 외국계 자본의 국내 보험시장 침투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학회가 개최한 IFRS4 2단계 도입 콘퍼런스에서 중앙대 정도진 교수는 시가평가를 반영한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방식을 도입하면 보험부채가 약 42조원(2014년 기준) 증가한다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이런 평가 결과에 IFRS4 2단계 기준을 단순 적용(상품 포트폴리오별 상계 불인정)하면 보험업권의 총자본금은 59조원에서 17조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 장기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의 경우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헐값에 매각된 ‘제2의 알리안츠생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안방보험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말에 31개의 법인이 안방보험의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법인은 신원이 불분명한 투자회사, 부동산 회사, 자동차 회사로 알려졌다.
WSJ은 2014년 안방보험 투자에 나선 법인 중 9개사는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월 사이에 쓰촨성에서 무더기로 등록된 업체라고 전했다. 회사 등기에 따르면 베이징에 기반을 둔 몇몇 법인은 똑같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안방보험이 지난해 독일 보험업체 비밧(VIVAT)을 인수하자, 안방보험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비밧의 등급평가를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