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1일 8시간 근무’라는 원칙에 도전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과연 8시간 근무가 최적의 노동 시간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 계열의 현지 판매 회사인 도요타센터예테보리에서 엔지니어들은 오전과 오후, 2교대제로 모두 하루 6시간만 근무한다. 8시간 근무 당시 자동차 정비 담당 직원들은 피로를 호소했으며 납기도 최대 1개월이나 지연돼 고객들의 불만도 늘어났다. 이에 노사간 논의로 영업시간을 연장하면서도 1인당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다.
월급은 줄이지 않고 인력을 20%나 더 채용해 손실이 우려됐다. 그러나 6시간 정도면 집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납기는 종전보다 4분의 1 단축됐으며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매출과 이익은 6시간 근무제 도입 전보다 각각 50% 늘어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르틴 뱅크 도요타센터예테보리 최고경영자(CEO)는 일하는 방식을 개선한 결과라고 자부했다.
다른 벤처기업도 6시간 근무를 도입했으며 지난해 예테보리 시립 양로시설도 6시간 근무를 채택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스웨덴의 새 근무제도에 대한 문의와 시찰이 잇따르고 있다.
8시간 노동이 정착한 것은 20세기 초반이었다. 대량생산에 의한 장시간 근무가 건강을 해친다고 보고 1919년 국제노동기구가 하루 8시간, 1주일 48시간의 노동기준을 정한 것이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지금은 단순작업을 넘어 부가가치를 어떻게 창조하느냐가 중요해졌고 여성의 참여 등 작업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경직된 노동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성과를 올리는 방안이 여러모로 모색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오이타현의 중소기업인 아키공작사는 지난 2013년부터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1주일에 4일은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대신 휴일을 3일로 늘린 것이다. 이 회사는 총 근로시간이 20% 감소하면서도 실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
일본 조미료업체 아지노모도는 오는 2017년에 노동시간을 7시간 15분으로 하루 20분 단축한다. 기본급을 동결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지만 진정한 목적은 외국인과 여성들도 일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지난 2014년 주3일 근무제 시행을 주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구체적으로 근무시간 축소 등 실험에 나선 국가는 스웨덴 등 일부에 불과하지만 생산성과 고령화 등을 고려해 앞으로 최적의 근무시간을 찾는 국가와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일본의 숙제라고 신문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