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의 해외시장 공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제조기업은 물론 호텔과 영화체인 등 업종과 국적을 막론하고 세계 굴지 기업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의 가전업체도 현재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M&A)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중국 대표 가전기업인 메이디그룹이 도시바의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1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당초 도시바 백색 가전은 민관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주도 하에 샤프와 통합되는 쪽으로 회생방안 가닥이 잡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위탁 제조업체인 중국 폭스컨 모회사 대만 혼하이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샤프를 인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도시바가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앞서 하이얼도 지난 1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를 54억 달러(약 6조4200억원)에 사들여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호텔업계에서도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커지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이 주도한 컨소시엄은 이날 스타우드호텔앤리조트 인수전에 통 큰 베팅을 해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안방보험이 제시한 인수가는 총 130억 달러다.
이미 스타우드는 지난해 11월 122억 달러에 메리어트호텔이 인수하는 것으로 합의된 상태다. 그러나 안방보험이 인수가를 높이면서 다시 인수에 재도전한 것이다. 안방보험은 블랙스톤으로부터 65억 달러에 미국 스트래티직호텔스앤리조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나서 이틀 만에 새 기업 사냥에 나선 것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10월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를 매입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2월 한국의 동양생명을 인수하는 등 안방보험이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해외 M&A에 베팅한 금액만 총 324억 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 지난달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가 스위스 종자업체 신젠타를 중국 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인 43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이 1월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레전더리픽처스를 인수하는 등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의 해외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