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 연합군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두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발표한 콘텐츠 활성화 방안을 정면 반박하면서 소송을 제기, 법적 공방으로 확산시켰다.
KT와 LG유플러스는 8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SK브로드밴드가 내놓은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오전 CJ헬로비전과의 합병법인을 통해 향후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가 제시한 펀드가 명분만 존재할 뿐, 펀드 구성과 효율성 등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주장이다. KT와 LG유플러스 측은 “인수합병을 전제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방송통신에 이어 콘텐츠 유통시장 독점화를 통해 자사 미디어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미디어-콘텐츠 산업간 배타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에 그친다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오히려 SK브로드밴드의 자사 플랫폼으로 지배력을 강화해 수직계열화를 고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M&A가 법적공방까지 치닫는 양상이다. 이날 KT는 자사 직원 A씨가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결의한 지난달 26일 CJ헬로비전의 임시 주주총회는 무효”라며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지난 7일 서울남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주주총회의 무효나 취소를 구하려면 주주로서 원고 적격을 가져야 한다. KT직원 A씨는 CJ헬로비전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소장에서 주주총회 무효 사유를 △합병 비율의 불공정한 산정 △방송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3가지를 이유로 들었다.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거부했다. 다만, 앞서 경쟁사들이 제기한 방송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