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유가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상품 시장이 드디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5% 급등한 배럴당 37.90달러로,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도 5.5% 뛰어 배럴당 40.84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또 브렌트유는 6거래일째 올라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최장 기간 랠리도 이어갔다.
미국 원유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 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철광석과 구리 등 금속 가격은 세계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의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6.5%로 제시했다. 더불어 교통 인프라 정비 등에 2조 위안(약 37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재정지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 칭다오항으로 향하는 철광석 가격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9% 폭등한 t당 63.74달러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이며, 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구리 가격은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5000달러로, 전일 대비 0.4% 하락했지만 여전히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시에서는 원자재 관련주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 원자재 중개업체 글렌코어 주가는 지난해 70% 폭락했으나 올들어 거의 만회했으며 앵글로아메리칸 주가는 1월말 대비 두 배 이상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