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지난해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신약수출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에 제약업계 1위 왕좌를 넘겨줘 희비가 교차했다.
23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9% 늘어난 1조12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4% 증가한 858억원, 당기순이익은 38.8% 급증한 1260억원으로 조사됐다.
유한양행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견조하게 늘어난 이유는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등 다국적 제약업체로부터 판권을 도입한 의약품이 매출 호조를 띤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제약업계 1위에서 2위로 순위가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과거 40여년간 부동의 1위였던 동아제약이 2013년 회사를 분할하자 유한양행은 그해(9316억원)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이어 2014년(1조175억원)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시대를 열며 1위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오랜 연구·개발(R&D) 투자로 지난해 8조원대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유한양행은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특히 유한양행은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 모두 한미약품에 크게 뒤졌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유한양행의 2.3배에 이른다. 또 유한양행은 업계 3위인 녹십자보다도 영업이익이 더 적다.
유한양행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불어난 이유도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을 매각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경쟁사인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자 유한양행은 같은 해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 이 과정에서 상당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