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한 여성의 피임을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가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멕시코 방문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세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낙태는 사악함 그 자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낙태는 종교적 문제가 아닌 의학적이고 인간적인 문제”라면서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위해 죽임을 당한다. 낙태의 사악함은 종교적인 것이 아닌 인간적 사악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황 바오로 6세가 보여줬던 사례처럼 이번(지카 바이러스)과 같은 특별한 경우 피임은 절대적인 사악함은 아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60년대 바오로 6세 교황 역시 조직적 성폭력이 난무하던 콩고에서 수녀들에게 피임약을 나눠주는 것을 허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남미 국가들은 여성들에게 임신을 피해 달라고 권유하고 있으며 낙태 옹호론자들은 낙태를 금지하는 법률을 완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그런 식으로 말했다면 그는 기독교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어디서든 다리가 아닌 장벽을 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고, 복음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